에이전트 도입 검토 회의에 들어가면 질문은 여전히 모델 이름으로 시작한다. 어느 모델이 코드를 더 잘 짜는지, 어느 모델이 한국어 문서를 덜 틀리는지. 그런데 실제로 파일럿이 멈추는 지점은 대부분 모델이 아니다. 도구 호출이 40번째에서 끊기거나, 세션이 길어지자 컨텍스트가 잘리거나, 승인 없이 셸 명령이 나가는 식이다. 전부 모델을 감싸는 실행 층, 하네스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이 층은 지금까지 각 벤더의 제품 안에 묻혀 있었다. Claude Code, Codex, Copilot은 각자의 하네스를 갖고 있고, 사용자는 모델과 하네스를 한 묶음으로 샀다. 이번 주 소식은 그 묶음이 풀리고 있다는 신호다.
하네스가 라이선스와 설정 파일을 달고 나왔다
DeepSeek은 에이전트 실행 런타임 DeepSeek Harness(dsh)를 MIT 라이선스로 공개했다. 구조는 마이크로커널이다. 모델 어댑터, 도구 레지스트리, 샌드박스, 세션 상태, 이벤트 디스패처, UI가 전부 독립 플러그인으로 로드되고, 모델 엔드포인트 교체나 실행 흐름 변경은 코어를 건드리지 않고 YAML/JSON 설정으로 한다. 모든 사용자 메시지·도구 호출·중간 추론 상태·토큰 지표·서브에이전트 분기를 append-only 로그로 남겨 재생과 오류 격리에 쓴다.
Microsoft는 같은 달 Agent Framework Harness와 Hosted Agents를 GA로 올렸다. 담당 엔지니어의 표현대로 "모델 혼자서는 텍스트만 생성한다". 함수 호출, 히스토리 영속화, 컨텍스트 압축, 작업 계획, 도구 승인, OpenTelemetry 계측이 하네스의 기본값이고, 셸 도구와 백그라운드 서브에이전트는 경고와 함께 옵트인이다. GitHub Copilot SDK와 Claude Agent SDK 커넥터를 붙여, 서로 다른 벤더의 에이전트를 하나의 거버넌스와 대시보드 아래에서 돌린다.
GitHub도 Agent Plugins 1.0을 GA로 냈다. 한 번 만든 플러그인을 VS Code, Copilot CLI, SDK, Copilot 앱에서 그대로 쓴다. 도구 쪽 부품도 하네스 간 이동을 전제로 설계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행동의 차이는 모델이 아니라 하네스에서 났다
Microsoft가 공개한 비교가 이 층의 무게를 보여준다. 같은 과제에서 Agent Framework는 자율 루프를 40회 왕복에서 멈췄고, GitHub Copilot SDK는 내부 정지 제어 없이 300회까지 돌았다. 모델 성능 차이가 아니라 하네스의 정지 규칙 차이다. 비용과 사고 위험은 후자에서 나온다. InfoQ가 인용한 분석은 에이전트 시스템의 약 98.4%가 모델 바깥의 인프라 코드라고 본다. 수치의 정확도를 따질 수는 있지만, 비중의 방향은 현장 경험과 일치한다.
Hugging Face의 여름 보고서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7월 에이전트 트래픽에서 Claude Code가 44.4%로 1위였고 Codex가 10.4%에서 20.8%로 올라왔는데, 거의 4분의 1이 데이터셋에 아직 이름조차 없는 하네스에서 왔다. 하네스는 이미 두세 개 벤더의 제품이 아니라 빠르게 늘어나는 부품군이다.
통제 지점도 하네스로 내려왔다
Microsoft가 8월 24일 정리한 AI 거버넌스 구조는 정책 문서가 아니라 런타임 강제를 축으로 한다. 에이전트의 입력, 모델 호출, 도구 실행, 출력 네 지점에 검문소를 두고, 영향이 큰 행동은 사람 승인을 요구한다. 이것을 오픈소스 Agent Governance Toolkit으로 냈다. 승인 게이트, 토큰 한도, 감사 로그가 전부 하네스 층의 기능이다. 하네스를 고르는 일이 곧 통제 수준을 고르는 일이 됐다.
물론 한계가 있다. dsh는 개발자 프리뷰이고 확장 계약과 스키마는 깨질 수 있다고 명시했다. 플러그인 생태계가 붙기 전까지 "갈아 끼운다"는 말은 문서상의 약속이다. Microsoft 하네스는 자사 Foundry·Entra·Purview와 결합할 때 가장 잘 돌아가는 구조라 다른 종류의 종속이 생긴다. 그래도 선택 단위가 바뀐 사실은 남는다. 어느 모델인가보다 어느 하네스가 몇 회에서 멈추고 무엇을 기록하며 누가 승인하는가를 먼저 묻는 편이 검토 시간을 아낀다.
교육과 AX 현장에서는 모델 사용법보다 하네스의 정지 규칙·로그·승인 게이트를 읽고 설정하는 능력이 실무 역량의 중심으로 옮겨간다는 뜻이다. 사업영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