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컨설팅 현장에서 임원들이 가장 자주 묻는 질문은 "우리도 에이전트를 도입해야 하느냐"다. 질문의 전제가 틀렸다. 도입은 이미 끝났다. 결정한 사람이 경영진이 아닐 뿐이다.
개발팀에 Claude Code, GitHub Copilot, OpenAI Codex를 깔아 쓰는 사람은 결재를 올리지 않는다. 사내 노트북에 로컬 MCP 서버를 띄워 사내 저장소와 데이터에 붙이는 일도 마찬가지다. 도구는 무료거나 개인 구독이고, 설치에 권한이 필요 없다. 그래서 경영진이 "도입 여부"를 회의 안건으로 올리는 동안, 그 도구들은 이미 코드와 고객 데이터를 만지고 있다.
이 격차를 메우는 신호가 6월 들어 제품 형태로 나왔다. 도입을 권하는 제품이 아니라, 이미 들어와 있는 것을 세는 제품이다.
등록되지 않은 에이전트를 찾는 것이 첫 기능이 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6월 2일 Build 2026에서 Agent 365 SDK를 정식 출시하면서 'Agent Registry'를 함께 공개했다. 이 레지스트리의 역할은 새 에이전트를 배포하는 게 아니라, Defender·Entra·Intune이 탐지한 관리되지 않는 로컬 에이전트를 드러내는 것이다. 코딩 에이전트, AI 데스크톱 앱, 로컬·원격 MCP 서버를 포함해 20종 이상의 로컬 에이전트를 식별한다고 밝혔다.
같은 발표에서 Microsoft Purview는 Claude Code, GitHub Copilot, OpenAI Codex, OpenClaw에 대한 에이전트 위험 탐지를 내놓았고, Intune은 OpenClaw 에이전트의 실행 자체를 정책으로 차단할 수 있게 했다. 제품 구성이 메시지를 드러낸다. 회사가 풀어야 할 첫 문제는 "무엇을 도입할까"가 아니라 "이미 무엇이 돌고 있는가"다. 탐지·식별·차단이 먼저 나온 이유다.
숫자는 도입률이 아니라 사각지대를 가리킨다
가트너는 에이전트 소프트웨어 지출이 2026년 2,065억 달러, 2027년 3,76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본다. 더 중요한 수치는 침투 속도다. 연초 5% 미만이던 '업무특화 에이전트 내장 비율'이 2026년 말 전체 엔터프라이즈 앱의 4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CRM·ERP·분석 도구 안에 에이전트가 기본 탑재되면서, 별도 도입 결정 없이 늘어나는 구조다.
반면 실제로 에이전트를 배포했다고 답한 조직은 17%에 그치고, 40% 이상의 에이전트 프로젝트는 2027년 말까지 취소될 것으로 가트너는 본다. 이 세 숫자를 겹치면 결론은 하나다. 공식 배포율(17%)과 도구 내장률(40%) 사이의 간격이, 누구도 명부에 올리지 않은 자동화가 도는 사각지대의 크기다.
명부 없는 자동화는 감사할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같은 발표에서 Windows 365 for Agents로 격리된 클라우드 PC 실행 환경을, MXC SDK로 OS 수준 격리를 내놓은 것은 통제의 다음 단계다. 그러나 격리는 대상을 알 때만 작동한다. 어떤 에이전트가 어떤 데이터에 어떤 권한으로 접근하는지 목록이 없으면, 접근 통제도 데이터 유출 방지도 적용할 곳이 없다. 순서가 바뀌면 안 된다. 발견이 격리에 앞서고, 격리가 정책에 앞선다.
조직이 에이전트를 도입하느냐 마느냐를 토론하는 사이, 통제할 수 없는 자동화는 사번도 결재도 없이 늘어난다. AX 전환의 첫 실무는 새 도구를 까는 일이 아니라, 이미 사내에서 돌고 있는 에이전트를 한 줄씩 세는 명부 작업이다. 조녁컴퍼니가 전환 교육의 출발점을 '도구 사용법'이 아니라 '무엇이 돌고 있고 무엇을 만지는가'의 점검에 두는 이유다. 사업영역 →